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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워 : BLUE HOUR




이 경




- 전 시 명 : 블루 아워 : BLUE HOUR


- 전시기간 : 2022. 06. 02 - 07. 03


- 참여작가 : 김효은, 소윤아, 이경, 이엘리, 지미례




기존의 말이나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미쟝센’, ‘카타르시스’, ‘그로테스크’ 등의 단어는 그 의미를 한국어로 완벽하게 번역하기가 어렵다. 또는 어떤 말들은 내가 그것의 뜻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더라도, 다른 사람이 이해 할 수 있도록 설명하기 쉽지 않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 역시 그러한 경우가 많다. 우리는 분명히 그것을 느끼지만, 항상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어 표현인 I’heure bleue에서 유래한 ‘블루 아워’는 해뜰녘과 해질녘의 박명이 지는 시간대를 의미하는 말이다. 빛과 어둠이 뒤섞여 낮도 밤도 아닌, 이 모호한 경계의 시간을 ‘블루 아워’ 또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부른다.


최정례 시인은 기존의 말, 단어로는 표현 할 수 없는 어떤 감정을 레바논 감정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이 감정은 기쁨, 슬픔, 사랑, 분노 등 세상에 존재하던 말의 의미에 포함되기에는 모호해 레바논 감정이라는 별개의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다.


블루 아워는 기존의 어떤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운 모호한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 현대인(그)들은 ‘안 괜찮지만 괜찮아’라고 이야기 하고, ‘슬프지 않아서 슬퍼’한다. 그들은 자신이 느끼는 이 모호한 감정이 무엇인지 스스로도 정확히 모른다. 오랫동안 해온 숙달된 업무와 똑같은 일상에 대한 권태 같기도 하고, 요즘 들어 자주 떠오르는 유년시절의 특이한 기억들이 불러 일으키는 우울 같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권태롭지도, 우울하지도 않다.


이 전시는 그러한 모호한 감정을 느끼며 보내는 시간을 ‘블루 아워’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여기에 모인 6명의 작가 김효은, 소윤아, 애니쿤, 이경, 이엘리, 지미례는 ‘블루 아워’를 느끼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자신들의 보편적이지 않고 일관성 없어 보일 수 있는 내면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공감과 새로운 에너지를 주며 관람객과 차분히 이야기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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